정키한 것이 햄버거의 매력

 술집에 갔는데 친구(女, 21세)가 저녁을 일찍 먹어서 허기진다고 햄버거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술집 보정이 붙어 세트가 아닌 단품인데도 30元(약 4500)원이라는 흉악한 가격을 받은 술집은 꽤 오랜 시간 끝에 햄버거 하나를 내왔습니다. 롯데리아의 텐더그릴 치킨버거(얄리버거)와 비슷한 모양새를 띄고 있더군요. 물론 패스트 푸드점이 아닌 술집이었기에 꽤 큰 사이즈에 양산형 패티스럽지 않은 속이 찬 햄버거였습니다.

 비쥬얼적인 면에서는 나름 괜찮았지만 문제는 먹는데서 발생했습니다. 꽤 질긴 빵과 탱탱한 채소, 두꺼운 크기로 인해 먹기 불편함은 물론 먹다보면 필연적으로 내용물이 쏟아지더군요. 한참을 햄버거와 씨름하던 친구는 결국 손으로 들고 먹기를 포기하고 종업원에게 커팅을 부탁한 뒤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 먹었습니다. 다만, 커팅해도 여전히 먹기 불편하여 중간에 포기한 친구를 위해 절반은 제가 먹었지만.

 실제로 맥도날드를 위시한 패스트 푸드점의 햄버거가 아닌 일반 레스토랑에서 판매되는 햄버거는 저런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런 햄버거들이 일반적인 햄버거(패스트 푸드산)와 차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질 높은 식재료와 푸짐한 속으로 무장해 일빙 음식이라는 인식을 떨쳐버린 이런 햄버거들은 레스토랑의 하나의 메뉴라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른 음식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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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얼마 전에는 뉴욕 맨해튼의 레스토랑에 $175달러의 햄버거가 출시(정확히는 $150 → $175 가격상승이지만)됐다는 기사가 나왔지요. 이런 착하지 못한 가격을 받는 이유는 이 햄버거의 고기 패티부터가 일본 고베산 쇠고기이며 세트메뉴로 푸아그라와 숙성된 스위스산 그뤼에르 치즈를 함께 맛볼수 있고 은은하게 뿌려진 블랙 트뤼플의 향도 음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햄버거라는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가격의 고급화로 제품 자체의 가격상승을 불러 온 것이지요.

 물론 저런식으로 조리하면 영양가도 높고 맛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햄버거가 맛있어졌다라기보다는 다른 음식의 맛이라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형식의 햄버거는 햄버거의 발전형이라기보다는 햄버거의 틀을 유지한태 속재료만 고급화한 하나의 예술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시당초 햄버거의 유래가 박람회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한 요리사가 너무 바쁜 나머지 햄버그를 둥근 빵에 끼운 핫 샌드위치로 팔게 된 것이니까요. 이것이 오늘날 번즈라 불리는 둥근 빵에 패티를 끼워 케찹, 마스터드 등과 더불어 먹는 햄버거의 기본적인 형태가 되었지요.

 그런데 재료의 고급화로 인한 고가와 손으로 간단히 먹기 힘들어 포크와 나이프를 필요케하는 불편함, 그리고 손쉽게 내올 수 없는 조리과정의 복잡화와 조리시간의 장기화 등은 햄버거 스스로의 레종데트르를 상실케 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뭐, 어차피 건강 챙길 사람들은 패스트 푸드를 안먹기 때문에 웰빙화 전략보다는 일빙의 길을 걷더라도 가능한 빠르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특색을 살린채 맛을 보강하는게 햄버거의 특색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요? 실제로 이전에 소개한 메가맥을 능가하는 괴물 햄버거인 하디스의 Monster Thickburger(야채는 전혀 없고 버터로 구운 빵 속에 소고기 패티 두장, 베이컨 네장, 치즈 세장에 마요네즈로 구성)는 매출 증대화와 함께 2007년 미국에서 'The Best Hambuger'로 선정되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햄버거는 그 정키한 맛이 매력 아니겠어요.

2008/06/03 04:16 2008/06/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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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eply

  1. 철남 2008/06/03 08: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맥도날드 햄버거가 킹왕짱임

    • 겟피 2008/06/03 23:14  수정/삭제

      예전엔 롯데리아쪽을 주로 갔는데 포인트 분실 이후로 맥도날드로 전환했음.

    • 철남 2008/06/04 05:11  수정/삭제

      롯데리아는 햄버거도 아님.....
      무슨 급식용 닭고기페티쓰는거 같아

    • 겟피 2008/06/05 01:51  수정/삭제

      롯데리아는 원래 그런 좀 싸구려틱한 맛이 매력. 그래서 롯데리아의 프리미엄 시리즈(가칭)는 그다지 마음에 안들더라.
      뭐, 그래도 데리버거같이 가격대 성능비 좋은 제품들도 있고 변태적인 제품들도 자주 나와서 롯데리아도 나름 좋아.

  2. 뉴-머 2008/06/03 13:30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 보니 갑자기 햄버거가 급 떙기는(...)

  3. 아크엔젤 2008/06/03 16:49  수정/삭제  댓글쓰기

    겟피 님은 햄버거를 정말 좋아하시는군요.

  4. 라브에 2008/06/04 21:43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 밑에 적으신 몬스터 씩버거 진짜 좀 짱이네요. 저걸 어떻게 먹어!(...)
    아무튼, 햄버거의 정키한 맛은 패스트푸드점도 아니고 슈퍼나 편의점에서 파는 천원짜리 햄버거가 제대로죠. 은근 중독이어요 그거-_-b;

    • 겟피 2008/06/05 02:33  수정/삭제

      이름 그대로 괴물 햄버거지요ㅎㄷㄷ 나중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고 싶어요.
      매점 햄버거는 닭대가리 패티의 루머가 사실이라 믿겨질만큼 쌈마이한데서 나오는 맛이 좋지요. 가격대 성능비 최고.